안녕하세요. 드림치과 대표원장 박종욱입니다.
치과의사로 살아온 지 29년, 그중 20년을 강남 압구정에서 라미네이트(Laminate Veneer) 치료와 함께 보냈습니다. 한 자리에서 20년 동안 심미치료의 흐름을 지켜보다 보니, 한국 라미네이트 치료의 역사가 곧 제 진료실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그 20년을 시대별로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단순한 회고라기보다는, 각 시기의 유행이 어떤 문제를 남겼고 그것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시면 요즘의 라미네이트 광고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하나 생기실 겁니다.
1. 2006년, 개원 초기 – ‘라미네이트 부작용’ 논란의 실체
2006년 압구정에서 라미네이트 치료를 시작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언론과 온라인에서 “라미네이트 부작용”이라는 말이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한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서 눈물까지 보이며 라미네이트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뒤로 라미네이트라는 치료 전체에 부정적인 시선이 퍼졌죠.
그런데 그 시절의 ‘부작용’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미네이트의 적응증(indication)이 아닌 치아가 라미네이트라는 이름으로 치료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입니다.
라미네이트는 철저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아 삭제를 최소화하면서 법랑질 접착(enamel bonding)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입니다. 삭제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그것은 이미 라미네이트가 아니라 올세라믹 크라운(all-ceramic crown)이 되는 거죠. 적응증에 맞게 시행된 라미네이트는 부작용이 많은 치료가 아닙니다. 적응증이라는 말 자체가 “삭제를 적게 하고도 치료가 가능한 케이스”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라미네이트로 할 수 없는 것을 라미네이트라는 이름으로 하려다 보니 삭제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삭제가 많아지면 치아 시림, 변색, 잇몸 염증, 탈락 같은 문제가 따라옵니다. 그 연예인 분도 본인은 라미네이트 치료로 알고 계셨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삭제가 동반된 올세라믹 크라운이었습니다.

결국 그 시절의 “라미네이트 부작용”은 라미네이트라는 치료의 부작용이 아니라, 안 되는 케이스를 억지로 진행한 것의 부작용이었던 셈입니다. 이런 케이스들의 재시술을 통해 치아의 각도와 모양을 바로잡는 치료를 그 후로도 수없이 해왔습니다.

2. 2010년대 초반 – 해외 환자 러시와 ‘빨리빨리’의 대가
이 시기는 중국 환자들이 몰려오던 시절입니다. 저희 치과에도 중국어 통역 직원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해외에서 온 환자분들은 체류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빠른 진료가 최우선 조건이 되었습니다.
심미치료에서 ‘빨리, 하루 만에’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지 몸으로 배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결과물을 빨리 만들려면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라미네이트를 그저 “붙일 수 있는” 수준으로만 만들게 되고, 그렇게 만든 것을 예쁜 것이라고 설명하게 되더군요. 제 라미네이트 20년에서 가장 아쉬운 시기를 꼽으라면 저는 이때를 꼽습니다.
몇 케이스를 경험하고 나서 이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저는 장기 체류가 가능한 분들 위주로 치료하거나, 임시치아(provisional restoration) 상태로 귀국하셨다가 수 주 후 다시 내원해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급하게 진행된 치료가 남긴 부작용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진단 없이 속도만 우선한 치료가 수개월 뒤 심한 잇몸 염증으로 이어진 케이스가 대표적입니다. 재치료 후 1년이 지나서야 염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3. 2010년대 중반 – 저가 경쟁의 시작
메르스, 사드 배치 같은 이슈가 이어지면서 해외 환자의 발길이 뚝 끊긴 시기입니다. 라미네이트 수요가 급감하자 일부에서는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낮추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외 환자들을 빠르게 치료하면서 쌓인 ‘제작 단순화 노하우’가 이때 저가 라미네이트의 기반이 됩니다. 제작 과정을 최소화하고 심미적인 표현은 포기하는 대신, 빨리 많이 만들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죠. 이 흐름은 지금도 저가 라미네이트라는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심미보다는 저렴하고 빠른 치료 자체가 목적인 방식입니다.
4. 2010년대 후반부터 현재 – 네이밍의 시대
그리고 지금은 이름의 시대입니다. 치료는 바뀌지 않았는데 이름은 수도 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우스갯소리로 “강남에서 라미네이트라는 이름으로 치료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다들 이름은 참 잘 짓습니다. 정말 그럴싸하죠.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세라믹 재료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몇 가지 안에서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고, 접착 재료 역시 어떤 치과의사나 쓸 수 있는 허가받은 재료입니다. 학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기법이 발표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OOO은 라미네이트와 다르다”, “OOO은 치아를 보호하는 치료다”라는 식의, 대부분의 치과의사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광고가 넘쳐나기 시작했고 이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름이 바뀌었다고 치료가 바뀔 수는 없습니다.
더 아쉬운 부분은 이런 마케팅의 중심에 있는 대형 치과들의 제작 방식이 2010년대 해외 환자를 빠르게 치료하던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물도 그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물론 심미에는 호불호가 있으니 그런 스타일의 결과물을 선호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5.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준
제가 추구하는 라미네이트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태어날 때부터 치아가 예뻤던 사람”처럼 보이는 결과입니다. 자연치아의 특성이 다 담겨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치아를 만드는 것이죠.
그럼 왜 광고를 많이 하는 대형 치과들은 이런 방식으로 치료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만들려면 한 명의 치과의사가 상담, 진단, 치료, 접착, 리콜 체크까지 한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하고, 가장 숙련된 기공사가 제작의 전 과정을 맡아야 합니다. 게다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진료 구조, 수익 구조, 제작 시스템까지 생각하면 대형 치과에서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방식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라미네이트는 컴퓨터로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CAD/CAM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방식은 아직까지 단색의 균일한 결과물이 나오기 쉽고, 숙련된 기공사가 층층이 쌓아 올리는 핸드메이드 방식의 자연스러움과 정밀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데이 방식은 특히 두께 면에서 핸드메이드 방식의 ‘얇음’을 따라잡기 위해 아직 기술을 발전시켜 가는 단계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라미네이트와 올세라믹 크라운은 어떻게 다른가요?
기준은 이름이 아니라 삭제량과 접착 면입니다. 치아의 앞면 위주로 최소한만 다듬어 법랑질에 접착하면 라미네이트이고, 삭제가 치아 전체로 확대되면 올세라믹 크라운입니다. 삭제가 많아질수록 시림, 변색, 잇몸 문제의 가능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어떤 치료인지보다 얼마나 깎는지를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새로운 이름이 붙은 시술은 라미네이트와 다른 치료인가요?
재료, 접착제, 기법의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 같은 라미네이트 비니어(Laminate Veneer)의 범주입니다. 이름보다는 진단 과정이 있는지, 삭제량이 얼마나 되는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3. 원데이 라미네이트는 왜 한계가 있나요?
하루 안에 완성하려면 디자인과 제작이 자동화되어야 하고, 그만큼 개별 치아의 색과 투명도, 표면의 표현은 단순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자연스러움과 얇기 면에서 핸드메이드 빌드업 방식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7. 마치며
지난 20년간 압구정에서 꿋꿋하게 자연스러운 라미네이트 치료를 해왔습니다. 유행과 이름은 계속 바뀌었지만 좋은 라미네이트의 조건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철저한 진단, 최소 삭제, 법랑질 접착, 그리고 정성을 들인 제작. 앞으로도 이 기준으로 최상의 치료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드림치과가 되겠습니다.
치료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시술 방법과 적합성은 정밀 진단 후에 결정됩니다.
작성자: 박종욱 (D.D.S., M.S. / 드림치과 대표원장)